팔 통증이 갑자기 생겼는데 원인을 찾기가 어려운 경우

2023. 12. 9. 18:10통증 해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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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성이 특별히 다친 일도 없이 어제부터 갑자기 우측 전완(forearm)의 통증이 심하다면서 인상을 쓰며 들어섰다.

 

환자가 인지하고있는 통증의 부위는 다소 애매하여 어찌보면 팔 전체에 걸쳐있는듯한 인상을 살짝 비치면서도,대략 상부 전완의 전외측(손바닥 쪽이면서 요골 쪽)에 두드러져 보였는데 이러한 통증은 좀처럼 본적이 없는 매우드문 증례에 속한다.

 

가만히 있어도 욱씬거리며 특히 팔을 굽힌 상태로부터 활짝 펼 때 통증이 악화되었다.

 

또한 전완을 회전시킬 때 순간적으로 심한 통증이 유발돼 그때마다 얼굴을 찡그렸는데 이 현상은 팔을 굽힌 상태보다는 편 상태로 수행했을 때 훨씬 더 두드러졌다.

 

먼저 그 통증의 실체가 피부의 감각신경성 통증인지 근육의 허혈성 통증인지,아니면 힘줄에의한 염증성 통증인지를 구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미 통증의 성격(character)으로 보았을 때 감각신경성 통증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지만 혹시나 동반된 감각이상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꼼꼼히 확인해 보기로 하였다.

 

환자가 호소하고 있는 통증부위의 피부를 손으로 쓸어내리듯 만져 보기도(touch) 하고 꼬집어보기도 하였는데 좌측과 조금의 차이도 없음을 확인함으로써 근피신경(musculocutaneous nerve)의 포착에 의한 감각신경성 통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한자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부위에 위치한 상완요골근(brachioradialis)을 엄지와 나머지 네손가락들 사이에 끼우듯이 지그시 깊게 압박해 보니 얼굴을 한껏 찌푸리며 상당한 압통을 호소하였는데 좌측과는 극명한 차이가 있었다.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부위를 벗어난 위치에 놓여있는 우측 전완의 신전근들을 두루두루 지그시 깊게 눌러보니 좌측과 아주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심한 압통을 호소한다.

 

이번에는 더 나아가 우측 상완의 신전근인 상완삼두근을 좌측과 번갈아가며 수차례 강도를 달리해가며 눌러보니 근긴장과 압통에 있어 미약하나마 유의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우측 상완과 전완의 굴곡근들을 두루두루 지그시 깊게 압박해 보았을 때 또한 좌측과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 것 같았지만 다소 애매하여 그 이학적 소견을 신뢰하기는 어려웠다.

우측 전사각근에서 좌측과 뚜렷한 차이가나는 극심한 압통점을 발견하고는 그곳을 집중적으로 치료해 준 뒤 다시 확인해보니 통증이 대부분 사라졌다 한다.

 

다음 날 병원에 다시 방문해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하였지만 결국 오지않아 3일째 되는 날 다시 왔을때 확인을 해보니 그 뒤로 불편하지 않았다고한다.

 

사실 이 환자 는 휴식시에도 지속되는 상완요골근의 뻐근한 통증으로보아 상완요골근의 허혈성 통증은 분명 존재한다고 판단되었지만,동작 시 날카로운 통증이 악화되는 것으로 보아 회외근(supinator)에 의한 골막자극 증상 또한 겹쳐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회외근의 정지부가 상완요골근에 덮여있어 그 영역에서의 압통이 회외근의 정지부에서 유발되는 압통인지 상완요골근의 근복에서 유발되는 압통인지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어쨌든 둘다 요골신경의 운동지배를 받는점과 팔전체 굴곡근들의 과긴장이 동반되어있을 가능성을 감안하여 압통이 심한 전사각근을 먼저 치료해 본 것에 불과하다.

 

만약 전사각근에 반응하지 않았다면 팔전체의 굴곡근들에대한 본인의 미숙한 이학적 검사의 결과로 인한 오인식으로 생각하고 spiral groove에서 상완삼두근을 치료해 볼 계획이었다.

 

또한 뻐근한 통증은 사라지고 동작시의 통증이 남아있다면 회외근을 추가로 직접 치료해 보려는 계획이었으나 급성기 통증의 경우 특별한 치료를 해주지 않고 충분히 안정만을 취해도 저절로 좋아질 가능성이 농후하기에 그 실체를 확인할 기회가 허락되지는 않았다.

 

앞서 말한 대로 전사각근뿐만 아니라 상완삼두근 또한 요골신경을 압박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요골신경을 흔히 압박하는 상완삼두근의 특정 부분에만 존재하는 압통이 아니라 근육 전체에 걸쳐있는 근긴장과 동반된 압통으로 생각되어 이보다 근위부에서의 요골신경 압박에 의한 subclinical pain이 주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미숙한 이학적 검사로 인해 그 실체를 정확히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