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종아리 근육통인줄 알았는데 비골골절..

2023. 11. 22. 19:25통증 해결하기

728x90
반응형

20대 남성이 어제부터 시작된 오른쪽 종아리 외측의 심한 통증을 하였다.

하루밖에안된 통증이고 최근의 무리한 운동으로 생긴 단순 근육통이려니 쉽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혹시 장비골근의 긴장으로인해 유발된 천비골신경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장비골근부위를 자세히 살펴보니 며칠 전에 통증클리닉에서 장비골근(peroneus longus)에 이미 주사치료를 받았는데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하였다.

위치가 비골두(fibular head) 바로 밑이어서 너무 높은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보다 2FB(finger breadth) 밑에 통증유발점이 있다고 관단되어 그곳을 일단 집중적으로 치료해주었다.

5일 뒤 다시 찾아온 환자에게 경과를 물으니 전혀 차도가 없다고 한다.

 

다시 세심하게 확인을 해보았는데 우측이 좌측에비해 분명히 감각이 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에도 천비골신경통이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는데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이상 내가 치료하기는 힘들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딱히 다른 대안이 없었다.

혹시 모르니 다른 곳에서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한번 믿고 치료를 받아보겠냐고 환자에게 양해를 구하였다. 그 후로 열흘 동안 두 번을 더 방문하여 치료와 약을 처방받고 가곤 하였는데, 속으로는 이제 그만 왔으면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환자는 다시 1주일이 지나서 찾아왔는데 통증이 나아질 기미가 없이 지속되어서 정형외과에 가서 X-ray를 찍어 보니 비골 골절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조기에 발견을 해서 ‘깁스(cast)'로 고정을 하였으면 벌써 치료가 어느 정도 되었을 터인데 계속 움직이다 보니 잘 붙지 않은것 같다고 하면서 너무 오래 지나서 지금은 딱히 해줄것이 없고 무리하지 않고 쉬는수밖에 없다고 하더란다.

 

비골이 골절될 만한 병력이 있었는지를 다시 확인해 보았지만 골절을 의심할 만한 사건을 알아낼 수는 없었다.

근 한 달 보름 동안 비골이 골절된지도 모르고 치료와 약만 반복해 준 꼴이 돼버렸는데 애써 태연한척 하긴 했지만 환자 보기가 다소 민망하였다.

골절은...내가 해줄수 있는 부분이 아니란걸 뼈져리게 느끼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