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9. 17:38ㆍ통증 해결하기
50대 중반 낚시 마니아인 남성
3주 전 바다낚시를 하러 갔다가 무거운 것을 많이 든 후 그날부터 발생한 좌측 어깨관절의 통증
밤마다 잠을 설치고 있다
어깨관절 전체가 아픈데 뻐근하면서도 매우 날카로운 통증이 있다.
마치 어께관절안을 송곳으로 깊게 쑤시는 듯한 통증이 자는 동안에도 서너번씩 불현듯 찾아와 그때마다 깜짝 놀라서 잠을 깰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렇게 날카로운 통증으로 밤마다 깊은 잠을 못자고 설친 지 벌써 3주째이다.
좌측 팔을 120도 가까이 외전하는 순간 극심한 통증이 유발
더 이상 팔을 올리지 못하였다.
능동 외회전을 할 때 또한 어깨 앞면에 국한된 날카로운 통증이 유발되었다.
반면 능동 내회전시에는 아무런 통증도 유발되지 않았고 건측에 비해 관절범위가 오히려 더 보존되어 있는 것이 특이했다.
직접 환자의 팔을 잡고 수동으로 외전과 외회전을 시켜보니 다소의 통증이 유발되기는 하였지만
어깨관절의 운동범위 자체는 완전히 보존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Empty can test를 시행해 보니 조금도 버티지 못하고 이내 곧 팔을 떨어뜨린다.
이는 극상근의 약화로 인한 현상이 아니라 단지 통증이 너무 심해 조금도 버티지 못하고 있는 것임에 분명하다.
소위 오십견도 아닌데, 도대체 무거운 것을 얼마나 들었기에 특별한 외상도 없이
이처럼 극심한 통증이 하루아침에 시작되었는지 다소 의아하여 자세한 문진을 시도해 보았다.
두 배 사이를 건너다가 발판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바다에 빠질뻔 했는데 그 순간 좌측 팔만으로 자신의 온몸을 지탱하면서 필사적으로 배에 매달린 후 증상이 시작되었다고한다.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의 위치가 비교적 명확하였다.
전반적인 어깨관절의 통증이긴 하였으나 특히 환자는 정확히 두 곳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그곳의 날카로운 통증을 강조하였다.
그곳은 다름 아닌 견갑하근이 정지하는 상완골의 소결절과 극상근이 정지하는 대결절의 최상단에 해당하였다.
그 두 곳을 살짝 누르기만 하여도 온갖 인상을 찌푸리며, 특히 대결절의 최상단을 눌렸을때는 심지어 요골쪽 좌측 손바닥까지 찌릿찌릿 하다고 한다.
좌측 팔을 90도 가까이 외전하면 소결절과 대결절의 최상단이 찌릿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고,
삼각근의 중앙을 따라 통증이 뻗어나간다고 한다.
좌측 삼각근을 지그시 깊게 압박하였을때 우측과는 너무도 확연한 압통의 차이를 보인다.
이 환자의 통증의 양상과 위치가 너무나 명확하여 극상근, 소원근, 견갑하근이 모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손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무엇을 먼저 풀어볼까 잠시 고민하다가 그 기여도가 가장 낮다고 생각되는 순으로 하나하나 접근해 보기로 하였다.
견갑골의 내측연으로 접근하여 견갑하근을 집중적으로 치료한 후 경과를 관찰해 보니 예상대로 대결절의 최상단과 삼각근으로 뻗어나 가면서 뻐근한 통증은 그대로인데 소결절의 통증은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과연 조금 전까지 살짝 만지기만 하여도 찌릿할 정도로 극심했던 압통은 온데간데없고 약간의 압통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이번에는 압통이 심한 소원근을 치료해주고 다시 시간적 여유를 둔 후 확인해 보니
전체적으로 뻐근하던 어깨관절이 가벼워졌다고 하였는데, 특히 팔을 들어올릴 때 유발되던 삼각근 중간섬유(외측)를 따라 아래로 뻗어나가던 통증이 몇 번을 반복해 보아도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다.
이제 남은 것은 딱 하나 오로지 대결절 최상단에 국한된 통증이었다.
가볍게 만지기만 하여도 날카로운 통증은 전혀 미동조차 없이 여전히 남아있었고,
몇 번을 반복해 만져보아도 요골쪽 손바닥의 찌릿함이 유발되었다.
극상근을 치료한 후 그 자리에서 외전을 시켜 보니 조금의 통증도 느끼지 못한채 팔을 귀에까지 아주 가볍게 붙일 수 있었다. 극상근 힘줄의 정지부를 지그시 깊게 눌러 보니 다소나마 잔여 압통이 존재하였지만 더 이상 요골쪽 손바닥의 찌릿함은 유발되지 않았고 환자가 말하길 조금 전의 스치기만 해도 찌릿하던 압통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며칠 후 환자는 내원해서 아직도 많이 불편하긴 한데 치료 당일부터 밤마다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었다며
처음에 비하면 다 나은 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라 한다.
견갑하근의 과긴장이 그 정지부인 소결절을 견인하여 그곳의 골막염을 유발하는 경우는
비단 이 증례 말고도 이미 수차례 경험하였다.
극상근에 발통점이 형성되면 그 정지부에서 골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보다는 견봉하 공간에서 주변 조직과의 마찰에 의한 극상근 건염이나 견봉하 점액낭염이
훨씬 더 잘 일어나거나 거의 항상 선행되어 그 통증의 실체를 정확히 인지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 환자는 극상근의 발통점이 견봉하 점액낭염이나 주변 조직 과의 마찰에 의한 염증의 동반 여부와 상관없이
그 정지부에서 골막을 자극하여 상완골 대결절 최상단의 골막염을 충분히 유발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매우 값진 증례라 하겠다.
팔을 제대로 못 움직이게 할 정도로 날카로운 통증을 일으키는 어깨관절의 통증에는
관절지의 흥분에 의한 관절낭의 통증, 견봉하 공간에서의 충돌(impingement)로 인한 마찰이 불러온
극상근을 위시한 회전근개의 힘줄염이나 견봉하 또는 삼각근하 점액낭염에 의한 통증뿐 아니라
회전근개의 골막자극에 의한 골막염 또한 관여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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